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08.05.10

내가 취한 것이냐 구겨넣은 주머니 속 나의 세계가 취한 것이냐 바람은 메마른 대지를 흔들고, 또 나를 흔들고, 문득 나는 미치도록 네가 보고 싶다.
어떤 잠들지 않는 심해의 날 선 밤들은, 어떤 늘어진 하늘의 스산한 그늘들은 내게 속삭이네. 내게 이제 그만 내려 놓으라 하네. 기어이. 내게 내려 놓고 가라하네.

난 서툴다25.02.10

참 서툴다는 생각이 든다.

오늘을 살아보고 사는 사람은 없겠지만 살아본 듯 사는 사람은 있다. 욕심일런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가끔은 그렇게 살고 싶다.

언젠가인지. 나는, 세상이 내게 걸맞지 않는 옷이라 생각했다. 나는 여리고, 줄곳 비틀대고 휘청여 매번 옷에 쓸린 듯 아픈 내 자신이 싫었다. 바위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. 그래서 매사 무표정 무반응으로 일관하려 노력했는 지 모르겠다. 마치 사실은 공포에 하얗게 질려 부풀어 오른 복어처럼 말이다.

난 서툴다.

놀랍게도12.02.10

놀랍게도 인간은 갖지 못한 것을 갈망한다. 우리가 풀섶을 오가던 풀벌레를 사랑한 적이 있던가, 안개가 자욱하던 아침 허공을 가로 지르던 참새를 한 마리를 사랑했던가,

어떤 시간11.02.10

같은 공간, 다른 시간. 우리는 웃고 마시며 그 얼마나 순하고 온전하게 포게어진채 풍화 하는 것인가.

주말 아침07.02.10

아침. 너무나 조용한 아침. 거리로 나가 버스에 몸을 던졌다. 모자를 눌러 쓰고 인파속에 은밀하게 나를 숨기고,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사람처럼, 뒷좌석에 눕 듯 몸을 구겨 넣은채 창밖으로 부터 쏟아지는 햇살을 향해, 숨죽여 눈을 감고 행복한 꿈을 꾸어본다.

불면01.02.10

눈을 감고 누우면 어떤 시커먼 침묵은 뱀처럼 사각대며 저 방안 어딘가서 부터 나를 노려본다. 시간은 내가 지쳐 쓰러질 찰나의 순간을 노리는 것이다. 늘 나는 시계 소리가 두려웠다. 째깍거리며 내 삶의 일부분을 갉아 대는 것 같아서ㅡ,

노인들22.01.10

눈이 마저 녹지 않았던 거리에는 노인 하나가 지팡이를 들고 질척거리며 걷고 있었다. 마치 이제 다 타버려 그 형태만 가까스로 견디고 있는 종이 같이, 위태로운 얼굴을 하고서. 노인은 무료하게 그렇게 눈 길 위를 이배 처럼 표류하고 있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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